야야 안녕하세요
백세사위입니다.
어머니 아버지들
안구건조 걱정 많으시죠?
가을만 되면 진료실 분위기가 바뀝니다. 감기 환자 대신 “눈이 뻑뻑해요, 모래 들어간 느낌이에요” 하시는 분들이 늘어요. 겨울로 갈수록 더 심해지고요. 저도 밤에 차를 몰다 보면 바람에 눈이 시큰해지는 걸 느낍니다. 건조증은 “마음먹으면 참을 수 있는 불편”으로 여겨지지만, 실제로는 집중력도 떨어뜨리고 삶의 질을 많이 깎아내립니다.
건조증이 왜 가을·겨울에 심해질까요?
공기가 마르고, 실내 난방으로 습도가 뚝 떨어집니다. 바람은 강해지고, 마스크 착용 습관 때문에 눈 쪽으로 공기 흐름이 바뀌기도 해요. 이때 가장 중요한 게 눈물막입니다. 눈물은 한 덩어리가 아니라 지방층–수성층–점액층이 얇게 겹쳐져 각막을 덮고 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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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방층은 증발을 막는 뚜껑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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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성층은 촉촉함을 채우는 물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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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액층은 눈 표면에 들러붙게 하는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.
이 세 층 중 하나만 흔들려도 눈이 금방 뻑뻑해집니다.
얼마나 흔한가요?
보고에 따라 전 세계 유병률은 **5%~50%**까지 넓게 나옵니다. 우리나라는 약 8%, 65세 이상은 30% 내외로 보입니다. 스마트폰·모니터 사용이 잦은 직군에서 젊은 연령대의 내원이 확실히 늘었어요. 회의 끝나고 “눈이 따가워서 잠깐만요” 하며 인공눈물 찾는 분들, 너무 많습니다.
이런 증상이면 건조증을 먼저 의심하세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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뻑뻑함, 시림, 화끈거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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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래알·속눈썹 들어간 느낌(이물감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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빛 번짐, 눈부심, 오후가 되면 초점이 풀리는 느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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깜빡이면 잠깐 좋아졌다가 다시 흐려짐
건조증은 통증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력의 질 문제이기도 합니다. “시력표는 괜찮다는데 운전할 땐 흐려요”라고 하시는 분들, 대개 눈물막이 무너졌다가 잠깐 회복되는 패턴이에요.
병원에서 제가 권하는 ‘하루 관리 루틴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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환경부터 손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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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습기 목표 습도 40–50%, 난방 온도 너무 높이지 않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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직접 바람 피하기(선풍기, 에어컨, 자동차 송풍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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렌즈는 사용 시간 줄이고 가능한 한 안경으로 대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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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면 습관 바꾸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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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–20–20 규칙: 20분마다 20초, 6m(20피트) 먼 곳 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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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면을 눈높이보다 약간 낮게 두면 노출 면적이 줄어 증발이 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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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깜빡임 알림”을 핸드폰/PC에 설정해두면 효과가 의외로 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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따뜻한 온찜질 & 눈꺼풀 위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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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녁에 10분 온찜질(미온, 너무 뜨겁지 않게) → 마이봄샘 기름을 부드럽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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깨끗한 거즈/전용 폼으로 속눈썹 뿌리를 부드럽게 닦아주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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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공눈물 사용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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증상 있을 때만 들이붓지 말고, 증발이 심한 시간대(오전·오후)로 미리 사용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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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분은 크게 두 축: 히알루론산(보습, 점탄성)과 카복시메틸셀룰로스(CMC, 머무름 향상)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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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이 따갑고 건조 → 히알루론산 제형부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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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니터 오래 보고 번짐·끈적임 → CMC나 혼합 제형 고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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방부제 없는 1회용을 기본으로, 자주 쓰는 분일수록 더 권합니다.
Tip: 컨택트렌즈 착용 중이면 ‘렌즈용’ 표시를 꼭 확인하세요. 점도가 높은 제형은 시야가 잠깐 흐릴 수 있어요. 출근 직전에는 가벼운 제형, 퇴근 후엔 점도 높은 제형처럼 상황별로 나눠 쓰는 것도 방법입니다.
병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
생활습관과 인공눈물로도 버겁다면, 원인에 맞춰 치료를 더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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염증 조절: 안약(필요 시 단기간 스테로이드, 면역조절제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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증발 억제: 마이봄샘 기능 회복 시술, 온열·마사지 지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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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물 보존: 누점 플러그(눈물길 일부를 막아 머무르게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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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반 질환: 알레르기, 눈깜박임 장애, 갑상선·류마티스 질환 등 점검
건조증은 한 가지 해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. 원인(층별) 진단 → 단계별 조합치료가 정석입니다.
제가 환자분께 드리는 몇 가지 ‘현실 조언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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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플 때만 인공눈물”은 늘 늦습니다. 예측해서 먼저 넣는 습관이 훨씬 낫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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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물 많이 마시면 눈이 촉촉해지나요?” 전신 수분은 기본이지만, 눈물막은 기름층 관리가 핵심일 때가 많습니다. 온찜질을 빼지 마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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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스마트폰은 못 줄여요”라고 하실 땐, 폰 다크모드 + 글자 크기 키우기 + 화면 밝기 낮추기만 해도 버틸 만해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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렌즈는 “괜찮은 날은 렌즈, 안 좋은 날은 안경” 유연한 전략이 필요합니다.
숫자로 보는 건조증 (기억해 두면 좋은 포인트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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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 세계 유병률 5–50%, 국내 약 8%, 65세 이상은 30% 전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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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절·환경·디지털 사용이 유병률을 끌어올립니다. “눈이 오후에만 유난히 힘들다”는 분들, 대부분 증발성 건조에 해당합니다.
마무리: ‘가볍게, 그러나 꾸준히’
건조증은 대개 만성 질환의 성격을 띱니다. 오늘 하루 좋아졌다고 끝이 아니고, 어느 날 확 나빠졌다고 좌절할 일도 아닙니다. 제가 환자분과 함께 정하는 목표는 늘 같습니다.
“증상 30%만 줄여도 일상이 다시 굴러가게.”
작게 시작하세요. 가습기 1대, 온찜질 10분, 인공눈물 1~2회, 화면 위치 2cm만 내려놓기. 한 달만 꾸준히 해보면, 눈이 먼저 반응합니다. 그리고 필요할 때는 주저 말고 병원 문을 두드리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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