야야 안녕하세요
백세사위입니다.
어머니 아버지
귀지 너무 파지 마세요!
“귀지 관리, 덜 하는 게 더 잘하는 겁니다”
환자분들 중에 “한 주에 한 번은 면봉으로 청소해요”라고 당당히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. 그런데 귀는 치아처럼 매일 닦아야 깨끗해지는 구조가 아닙니다.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관리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.
귀지는 왜 생길까요? — “불필요한 찌꺼기”가 아닙니다
귀지는 피부에서 나오는 기름·땀·각질이 섞여 만들어지는 자연 방어막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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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호: 먼지·세균·물의 침투를 막아 외이도를 보호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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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정 작용: 턱을 움직일 때(말하기·씹기) 외이도 피부가 밖으로 이동하면서 귀지가 서서히 배출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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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H 유지: 약산성 환경을 만들어 세균·곰팡이 증식을 억제합니다.
그래서 건강한 귀는 “적당한 귀지”를 가진 귀입니다. 깨끗해서 아무것도 없는 귀가 목표가 아니에요.
집에서 파내면 왜 더 나빠질까요?
진료실에서 가장 흔히 보는 게 면봉 후 악화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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면봉은 귀지를 끌어내기보다 밀어 넣습니다. 깊숙이 뭉쳐 ‘귀지 마개(impaction)’가 생기면 먹먹함·이명·어지럼까지 올 수 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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잦은 자극은 미세 상처와 염증을 만들고, 가렵고 진물이 나면서 외이도염으로 번지기도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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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주 파면 피부가 마르고 예민해져 더 가렵고, 더 자주 파고 싶은 악순환에 들어갑니다.
제 경험상 “목욕 후 면봉이 습관”인 분들이 외이도염으로 병원을 반복 방문하는 일이 많습니다. 면봉은 귓바퀴(겉부분) 물기만 닦는 용도로 두세요. 외이도 안쪽엔 넣지 않습니다.
언제 병원에서 귀 청소를 받아야 할까요?
아래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집에서 더 건드리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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먹먹함·이명이 갑자기 심해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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통증, 진물, 악취, 피가 비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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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쪽만 잘 안 들림(특히 보청기 사용 중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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헤드셋·이어폰을 오래 쓰는 직업, 귀지가 원래 끈적/딱딱해 잘 막히는 체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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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가 귀를 자꾸 만지거나 울며 건드림
병원에서는 현미경으로 보면서 흡입기/큐렛/세척 등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상황에 맞게 제거합니다. 무엇보다 뭉친 귀지만 골라 빼고, 자극은 최소화해 염증을 줄입니다.
스스로 할 수 있는 안전한 관리 루틴
1) “안 건드리기”가 기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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씻을 땐 귓바퀴만 가볍게 세정하고, 겉의 물기만 수건으로 톡톡 닦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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샤워 후 남은 물은 머리 옆으로 기울여 빼고, 드라이어 찬바람으로 먼 거리에서 10–20초 정도만
2) 가려움이 있을 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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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/면봉 금지. 차갑게 식힌 생리식염수로 귓바퀴만 닦아 진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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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복되면 습진·곰팡이·외이도염 가능성이 있어 진료 권장
3) 귀지가 잘 막히는 체질이라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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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–6개월 간격으로 병원에서 상태 확인 및 필요 시 전문적 제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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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청기 사용자: 기기 관리(건조·필터 교체)와 정기 귀 청소를 같이
간혹 시판 귀지 연화제를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. 고막 천공·염증 의심 시엔 오히려 위험할 수 있고, 잘못 쓰면 부종·통증을 유발합니다. 사용 전에는 꼭 진료로 적합 여부를 확인하세요.
자주 받는 질문, 짧게 답합니다
Q. 면봉은 어느 정도 깊이까지 괜찮나요?
A. 안쪽은 아예 금지입니다. 면봉은 귓바퀴·귓구멍 입구의 물기/피부만.
Q. 귀에서 냄새가 나요. 청소하면 해결되나요?
A. 냄새는 염증·습진 신호일 수 있습니다. 더 파면 악화됩니다. 진료가 먼저입니다.
Q. 귀지가 많아 보여서 자주 빼야 안 막히지 않나요?
A. 자주 팔수록 더 많이 만들어지고 더 잘 막힙니다. 필요할 때만, 전문가가 제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.
귀지 관리의 원칙은 ‘덜, 바깥, 전문가’입니다.
덜 건드리고, 바깥만 정리하고, 막히거나 불편하면 전문가에게 맡기세요.
그게 귀를 가장 깨끗하고 건강하게 지키는 길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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